AI 업계의 경쟁 축이 조용히 옮겨가고 있다. 몇 해 동안은 "누가 더 좋은 모델을 만드느냐"가 전부였지만, 지금은 "그 모델을 고객 조직 안에 어떻게 심느냐"가 승부처가 됐다. 모델 성능은 상향 평준화됐고, 남은 문제는 대부분 배포와 운영에 몰려 있다. 데이터가 어디 있고, 업무가 어떻게 돌아가고, 누가 결정을 내리는지 — 이 맥락을 모르는 AI는 데모에서만 똑똑하다.
이 구도를 가장 먼저 이해한 회사는 팔란티어(Palantir)다. 2000년대부터 팔란티어는 FDE(Forward Deployed Engineer, 선배치 엔지니어)라는 조직을 운영했다. 제품을 팔고 매뉴얼을 넘기는 대신, 엔지니어를 고객사에 들여보내 현장 문제를 함께 푸는 방식이다. 2026년의 빅테크들은 이 오래된 아이디어를 AI로 다시 꺼내 들고 있다.
온틀(ONTLE)은 그 흐름의 한국판 실험이다. 고객 프로젝트마다 이름과 직함을 가진 AI PM을 "파견"해 요청 접수부터 진행 관리까지 대신 맡는 구조다. 그렇다면 해외의 파견형 서비스들은 실제로 어떤 모습이고, 온틀은 그 사이 어디에 서 있을까. 온틀 팀이 시장을 훑어보며 정리한 경쟁 지형을 유형별로 옮긴다. 여기 담긴 외부 서비스에 대한 판단은 공식 발표를 기준으로 삼되, 확인되지 않는 숫자는 억지로 못 박지 않았다.
2026년 상반기에 빅테크들이 잇따라 "고객사 안에 AI를 심는 회사"를 예고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그 시점은 한 달에 몰려 있지 않았고, 하나의 사건도 아니었다.
세 발표는 5월 초부터 7월 초까지 두 달에 걸쳐 흩어져 있다. "한 달 사이"라는 표현은 성립하지 않는다.
숫자는 더 조심해서 읽어야 한다. 언론이 인용한 투자 규모는 출처마다 제각각이고, 무엇보다 발표·조달액과 실제 집행액은 다르다. "설립을 발표했다", "얼마를 조달한다"는 계획이지, 그만큼을 이미 고객사에 투입했다는 뜻이 아니다. 여러 회사의 발표 금액을 더해 "한 달 사이 수십억 달러를 집행했다"고 쓰는 순간, 계획과 결과를 뒤섞는 오류가 된다. 판이 커지고 있다는 방향성은 분명하지만, 확정된 집행액처럼 다루지는 않는 편이 정직하다.
대상 고객에 대한 단정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Anthropic은 중견기업을 겨냥한다고 스스로 밝혔다. 이를 두고 "대기업·금융·공공에만 집중한다", "스타트업은 애초에 선택지가 아니다"라고 넓히면, 인용 근거에 없는 이야기를 붙이는 셈이 된다. 빅테크의 파견형 조직이 대형 계약에 강한 것은 자연스럽지만, "중소기업은 상대도 안 한다"는 문장까지 공식 자료가 보증하지는 않는다. 규모의 경제가 큰 계약 쪽으로 기우는 경향과, 공식적으로 특정 규모를 배제했다는 사실은 다른 이야기다.
두 번째 유형은 사람을 파견하는 대신, 특정 직무를 통째로 대신하는 AI를 SaaS로 파는 쪽이다.
Ema는 고객지원·인사·재무·영업 같은 역할별 "AI 직원"을 서비스로 제공한다. 자리 수가 아니라 처리한 일의 성과에 가깝게 값을 매기는 방향을 지향한다. Devin(Cognition AI)은 코드 작성·디버깅·배포를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AI 엔지니어다. 초기에는 높은 정액제로 출발했지만, 이후 진입 문턱을 크게 낮추는 쪽으로 가격을 재편했다.
두 서비스의 구체 수치(ARR·요금)는 시기와 출처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여기서는 방향만 적는다. 공통점은 분명하다. "직원 한 명"을 대체하거나 보조한다는 서사를 앞세우고, 과금도 자리보다 성과·사용량에 붙이려 한다는 점이다. 이 서사가 잘 팔리는 이유는 구매자의 셈법을 바꾸기 때문이다. "도구 하나 더 사는 비용"이 아니라 "사람 한 명분의 일을 얼마에 시키느냐"로 대화가 옮겨간다.
Asana, ClickUp, monday.com 같은 협업 툴은 저마다 AI 에이전트를 붙이고 있다. 이들을 "툴 안에서 작업을 거드는 단순 보조"로만 보면 실제 범위를 놓친다. ClickUp은 PM 역할을 맡는 에이전트, 직접 메시지·이메일 발송, 자율적인 작업 수행을 안내하고, monday의 Project Manager 에이전트는 목표·범위·마일스톤 정리와 계획 문서 작성을 수행한다. "PM 역할을 수행하고 사람처럼 소통한다"는 축에서 이들의 기능은 온틀과 상당 부분 겹친다.
여기서 가격을 "사용자당 월 얼마"로 뭉뚱그리면 오해가 생긴다. 기본 구독료와 AI 에이전트 사용료는 별개이기 때문이다. ClickUp의 에이전트나 monday의 AI는 좌석 구독과 별도로, 사용량에 따라 크레딧을 소모하는 방식을 쓴다. 요금제마다 포함된 크레딧이 있고, 그 한도를 넘기면 추가 비용이 붙는다. 그래서 "월 몇 달러"라는 한 줄에는 실제 청구액이 담기지 않는다. 팀이 에이전트를 얼마나 굴리느냐에 따라 최종 비용이 크게 달라진다.
이 구조가 던지는 메시지는 이렇다. AI 기능은 더 이상 "구독에 딸려 오는 공짜"가 아니라, 쓴 만큼 값이 매겨지는 자원이 되고 있다. 어떤 서비스를 비교하든 기본료와 사용료를 나눠 보지 않으면 숫자가 거짓말을 한다. 세 서비스를 하나의 단가로 묶는 비교표는 보기엔 깔끔해도, 실제 도입 비용을 예측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정 통계 수치를 못 박기보다, 흐름을 읽는 편이 정확하다. 몇 가지 방향이 뚜렷하다.
배경에는 원가 구조가 있다. 전통 SaaS는 한 번 만들면 사용자가 늘어도 추가 비용이 거의 없어 마진이 높았다. 반면 AI SaaS는 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모델 호출 비용이 발생한다. 쓸수록 원가가 쌓이는 구조라, 사용량을 어떻게 통제하고 어떻게 청구하느냐가 곧 수익성의 문제가 된다. 정액제 하나로 밀어붙이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고, 업계가 혼합·크레딧·성과 모델을 두고 실험을 반복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형을 정리하면 온틀의 자리가 보인다.
| 항목 | 빅테크 파견형 | 기존 PM 툴 | 온틀 |
|---|---|---|---|
| 주 대상 | 중견기업 이상(발표 기준) | 중소·중견 전 업종 | 소규모 팀·프로젝트 단위 |
| AI 역할 | 기술 구현·엔지니어링 | 작업 보조 + PM 역할 에이전트 | 프로젝트 전담 PM |
| 고객 접점 | 엔지니어·조직이 상주 | 툴 사용 + 에이전트가 메시지·이메일 | 전담 AI PM이 단일 창구로 소통 |
| 시작 단위 | 조직 단위 계약 | 좌석·크레딧 구독 | 프로젝트 단위(작게 시작 가능) |
| 페르소나 | 기능·조직 중심 | 툴 중심 | 이름·직함을 가진 AI PM |
빅테크의 파견형 서비스는 조직 단위로 들어가 엔지니어링을 대신한다. 기존 PM 툴도 이제 PM 역할을 맡는 에이전트를 붙여, 메시지·이메일로 소통하고 계획 문서까지 만든다 — "PM 역할·사람처럼 소통"이라는 축에서는 온틀과 겹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온틀이 노리는 차이는 그 기능을 어떻게 담느냐에 있다. 프로젝트 하나 단위로, 이름과 직함을 가진 AI PM이 그 프로젝트를 전담해 고객 앞에 직접 서서 요청을 받고 진행을 챙긴다 — 툴 안의 한 기능이 아니라, 프로젝트의 창구 그 자체로.
이건 "빅테크가 안 건드리는 시장을 줍는다"거나 "남이 못 하는 걸 우리만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PM 역할을 대신하는 에이전트는 이미 여럿 있다. 다만 세 유형은 주 대상도, 시작하는 단위도, 그 기능을 담아내는 방식도 다르다. 빅테크가 중견기업 이상을 겨냥한다고 해서 작은 팀을 배제한다는 뜻은 아니고, 온틀이 작은 팀에 집중한다고 해서 큰 조직과 정면으로 겨루는 것도 아니다. 온틀의 선택은 "작게, 프로젝트 단위로, 이름과 직함을 가진 PM을 그 프로젝트의 단일 창구로 세우는 것"이다. 큰 조직의 대형 계약과 힘으로 맞붙는 대신, 시작 문턱을 낮추고 접점을 사람에 가깝게 만드는 쪽에 승부를 걸었다. 경쟁 지형에서 빈자리를 찾는 일은 남이 못 하는 것을 하는 게 아니라, 같은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푸는 데서 시작한다.
아닙니다. Anthropic(5월 4일)·OpenAI(5월 11일)·Microsoft(7월 2일)의 발표는 두 달에 걸쳐 흩어져 있고, 인용되는 투자 규모도 출처마다 다릅니다. 무엇보다 발표·조달액은 계획이지 집행 완료액이 아닙니다. 여러 발표 금액을 더해 한 달에 묶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공식 발표만 놓고 보면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Anthropic은 신설 회사가 중견 규모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대형 계약에 강점이 있는 것은 맞지만, "중소기업은 선택지가 아니다"라는 주장은 공식 자료가 보증하지 않습니다.
한 줄로 답하기 어렵습니다. 기본 구독료와 AI 에이전트 사용료가 별개이기 때문입니다. ClickUp·monday 등은 좌석 구독과 별도로 사용량에 따라 크레딧을 소모하며, 포함량을 넘기면 추가 비용이 붙습니다. 실제 청구액은 에이전트를 얼마나 쓰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빅테크는 조직 단위로 엔지니어링을 대신합니다. 기존 PM 툴도 PM 역할을 맡는 에이전트를 붙여 메시지·이메일로 소통하고 계획 문서를 만들어, "PM 역할·소통"이라는 축에서는 온틀과 겹칩니다. 차이는 담는 방식입니다. 온틀은 프로젝트 하나 단위로, 이름과 직함을 가진 AI PM이 그 프로젝트를 전담하는 단일 창구가 됩니다. 시작 단위와, 기능을 어떻게 담아 고객 앞에 세우느냐가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