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문제를 1초 만에 푸는 AI가 있다고 하자. 학생이 1/2 + 1/3 = 2/5라고 틀리게 적었을 때 이 AI가 "틀렸어, 정답은 5/6야"라고만 답한다면, 계산은 완벽해도 좋은 선생님은 아니다. 답을 아는 것과 학생이 스스로 답을 찾게 돕는 것은 다른 역량이기 때문이다. OmniEdu는 바로 이 둘을 한 모델에 담으려는 시도다.
OmniEdu는 초·중·고(K-12) 교육을 겨냥한 오픈 파운데이션 모델이다. 파운데이션 모델이란 여러 작업에 두루 쓰도록 넓게 학습해 둔 '바탕' 모델을 말한다. 여기에 교육 데이터를 더 입혀 전문가로 키웠다. 크기는 4B·9B·27B 세 가지로 공개됐다. B는 매개변수(모델이 학습으로 조정하는 값)가 수십억(billion) 단위라는 뜻이다. 매개변수는 모델의 지식과 판단을 담는 '뇌세포'에 가깝다 — 수가 많을수록 더 미묘한 패턴까지 학습하지만, 그만큼 계산 자원과 비용도 더 든다.
이 모델의 핵심 결정은 하나다. 학습 데이터를 '어디서 왔는가(출처)'가 아니라 '어떤 능력을 길러주는가(역량)'를 기준으로 다시 짰다는 것. 왜 중요한지는 앞의 틀린 분수 하나를 끝까지 따라가 보면 손에 잡힌다.
1/2 + 1/3 = 2/5. 학생은 분자끼리 더하고 분모끼리 더했다. 흔한 실수다. 좋은 선생님은 이 한 줄 앞에서 네 가지 일을 동시에 한다.
먼저 정답을 안다. 5/6이다. 이게 과목 역량이다. 문제 자체를 정확히 풀어내는 실력.
다음으로 이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안다. 분모가 다른 분수의 덧셈, 그러니까 통분을 배우는 단원이라는 걸 짚는다. 지금 다루는 내용이 교육과정의 어느 길목인지 아는 것, 이게 교육과정 근거다.
그리고 왜 틀렸는지 진단한다. "계산을 못 한다"가 아니라 "분모가 다른데 그냥 가로로 더했다"는 구체적인 오개념을 집어낸다. 진단적 추론이다. 어디서 미끄러졌는지 모르면 다음 설명도 헛돈다.
마지막이 가장 어렵다. 정답을 바로 알려주지 않는다. 대신 "분모가 다른데 이대로 더해도 될까?"라고 되묻는다. 학생이 스스로 통분을 떠올리도록 발판 하나를 놓아주는 것이다. 이게 교수 행동과 발판 놓기(scaffolding)다.
| 역량 | 틀린 분수 앞에서 하는 일 |
|---|---|
| 과목 역량 | 정답이 5/6임을 안다 |
| 교육과정 근거 | '통분' 단원 문제임을 짚는다 |
| 진단적 추론 | 분모끼리 그냥 더한 오개념을 집어낸다 |
| 발판 놓기 | 답 대신 "이대로 더해도 될까?" 힌트를 준다 |
문제풀이만 잘하는 모델은 첫 번째 칸에서 멈춘다. 대화만 잘하는 튜터 모델은 네 번째 칸은 흉내 내도 첫 번째가 부실하다. OmniEdu가 노린 건 네 칸을 한 모델 안에 모두 채우는 일이다.
문제는, 지금까지의 교육용 AI 데이터가 이 네 칸을 골고루 담도록 모이지 않았다는 데 있다.
기존에는 학습 데이터를 출처별, 과제별로 묶었다. 도서관에서 책을 출판사별로만 정리해 둔 것과 비슷하다. 책장은 깔끔하지만, 정작 "이 책이 어떤 능력을 길러주느냐"는 관점이 빠진다. 그 결과 진단하는 능력, 발판을 놓는 능력처럼 교육에만 있는 역량이 데이터에 듬성듬성 비게 된다.
그래서 연구진은 기준 자체를 역량으로 바꿨다. 100개가 넘는 교육 자원과 일반 지시 데이터를 앞의 네 축에 맞춰 다시 배치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냥 많이 긁어모으지 않았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기계적인 규칙으로 명백한 오류와 중복을 먼저 걷어내고, 남은 내용이 실제로 말이 되는지 뜻을 하나씩 따져 고쳐 쓴 뒤, 데이터마다 용도에 맞는 기준으로 품질 점수를 매겨 우수한 예시를 추렸다. 여기에 정해진 분량(토큰, 모델이 글을 처리하는 최소 단위) 예산 안에서 비슷한 유형만 쌓이지 않게 다양하게 고르고, 예시마다 "이건 어떤 교육적 의도로 답해야 한다"는 지시를 붙였다. 여러 단계에 걸쳐 공들여 다듬은 것이다.
이렇게 골라 담은 결과가 69,999개 예시, 그중 교육에 특화된 것이 60,951개다. 글자 분량으로 치면 감독 응답 토큰 약 1,596만 개. 100여 개 자료를 여러 번 거르고 다듬어 7만 개로 추린 셈이다. 연구진은 이 데이터로 세 크기의 모델을 파인튜닝(일반 모델에 전문 데이터를 추가 학습시켜 특화하는 과정)했다.
평가는 교육과정 근거, 문제풀이, 교습이라는 세 축에 일반 능력까지 더해 진행했다. 가장 큰 OmniEdu-27B의 성적은 아래와 같다. 퍼센트는 모두 100점 만점 기준으로 읽으면 된다.
| 벤치마크 | 무엇을 재나 | 27B 성적 |
|---|---|---|
| MathFish | 문제가 교육과정 기준에 맞는지 판단 | 85.89% |
| EDUMATH | 교육과정·학생 관심사에 맞춘 문제 생성 | 86.95% |
| K12-Bench | 교육과정 이해 — 개념·선수관계·교육과정 내 위치 파악 (EM=정답과 정확히 일치한 비율, F1=정밀도와 재현율을 함께 반영한 점수) | EM 63.12% / F1 76.69% |
| MathTutorBench | 발판(힌트)으로 이끄는 교습 | 78.74% |
| LongTutor | 긴 호흡의 교습 품질 | 3.02 |
한 가지만 먼저 짚자. 맨 아래 LongTutor의 3.02는 퍼센트가 아니라 교습 품질을 채점한 점수다. 척도가 위의 % 지표들과 다르므로, 같은 줄에 놓고 "셋 중 제일 낮네"처럼 비교하면 안 된다. 그 자체로 따로 읽어야 하는 숫자다.
종합하면, OmniEdu는 교육과정에 맞추고 이해하는 능력(MathFish·EDUMATH·K12-Bench)과 학생을 이끄는 능력(MathTutorBench·LongTutor) 양쪽에서 고르게 좋은 점수를 냈다. 문제풀이 실력 자체는 위 표 밖에서 GAOKAO-Bench·EXAMS-V·MDK12-Bench로 따로 평가됐다. 한쪽 능력을 끌어올리느라 다른 쪽이 깎이는 상충(trade-off)이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역량을 기준으로 데이터를 다시 짠 전략이 유효했음을 시사한다.
다만 해석의 한계는 분명히 해 두자. 초록은 이 점수들이 '올랐다'고 밝힐 뿐, 어떤 모델보다 몇 점 높은지 같은 직접 비교 수치는 거의 주지 않는다. 명시적으로 밝힌 비교는 하나뿐 — LongTutor의 교습 품질 평균에서 OmniEdu가 평가 대상 모델 중 가장 높았다는 것이고, 이 지표가 하필 '가르치는 능력'을 보는 쪽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그러니 위 표의 숫자는 "OmniEdu가 대략 어디쯤 도달했는가"로 읽어야지, 다른 모델과의 승패로 해석하면 근거를 넘어선다.
초록만으로 판단하면 아직 열려 있는 게 많다.
도입을 검토한다면 이 네 가지는 원문과 후속 평가로 따로 확인해야 한다.
아니요. 오개념 진단이나 발판 놓기는 교사의 '업무'를 거드는 보조 도구에 가깝습니다. 어떤 발판을 놓을지에 대한 최종 판단, 그리고 학생과의 인간적 교감은 여전히 교사의 몫입니다.
초록은 교육 지향 튜닝의 효과가 세 크기 모두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작은 모델을 써도 역량 튜닝의 이득 자체는 본다는 뜻입니다. 다만 절대 점수는 큰 모델이 높으므로, 품질과 비용 중 무엇을 우선하느냐로 고르면 됩니다.
온틀은 반복 업무에 치이는 소기업·1인 창업가 곁에 AI 프로젝트 매니저를 파견하는 서비스다. OmniEdu에서 가져올 만한 건 모델이 아니라 그 설계 철학 하나다 — '답을 대신 주는 것'과 '스스로 판단하게 돕는 것'을 처음부터 다른 능력으로 보고 데이터를 나눈 발상.
고객사에서 "다음 주 예정이던 납품을 2주 미뤄 주세요"라는 메시지가 왔다고 하자. 가장 단순한 AI는 일정표에서 날짜만 바꾼다. 앞의 분수로 치면 '정답을 아는' 첫 칸에서 멈춘 것이다. 네 번째 칸까지 가는 AI PM이라면 다르게 움직인다. 이 납품이 프로젝트의 어느 길목에 있는지 보고(맥락), 진짜 병목이 자재인지 인력인지 짚고(진단), "미뤘습니다" 한 줄로 끝내지 않고 뒤로 밀리는 후속 일정과 고를 수 있는 선택지를 정리해 사장님이 무엇을 결정하면 되는지를 판단거리로 되돌려 준다(발판).
다만 분명히 해 둘 게 있다. OmniEdu가 숫자로 보여준 건 어디까지나 교육 벤치마크 성적이지 업무 현장의 성과가 아니다. 그러니 "이 모델을 그대로 가져다 쓰면 된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온틀의 AI PM도 '보고서 작성'·'일정 조율' 같은 과제 목록이 아니라 '맥락을 읽는다'·'막힌 곳을 진단한다'·'다음 결정을 떠먹여 주지 않고 정리해 준다' 같은 역량 축으로 데이터를 모을 때 더 쓸 만한 조력자가 될 수 있다. 이건 이미 검증된 적용이 아니라, 우리가 직접 확인해 봐야 할 가설이다.